[기고] 용산가족공원 부지 효율적 활용방안에 대해

김명화 기자
eco@ecomedia.co.kr | 2021-01-22 13:38: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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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창석 교수_서울여대 생명환경공학과

 

용산 미군주둔지 반환 지역을 두고 어떻게 이용할 것인가 다양한 의견이 제시되고 있다. 집 값이 천정부지로 오르다 보니 아파트를 지어 주택 공급량을 늘리겠다는 계획, 문화재 보존지구로 삼자는 의견, 공원을 조성하자는 의견, 자연으로 복원하자는 의견 등이 거론되고 있다. 


모두가 일리가 있는 의견이다. 다양한 의견이 있어 선택이 필요한 어떤 일을 효율적으로 추진하려면 우선순위를 정해야 한다. 그렇게 하려면 지금 우리에게 가장 시급하게 요구되는 것이 무엇인가를 우선 고려하여야 하고, 또 이곳이 아니라면 할 수 없는 일은 무엇인가도 고려해야 할 것이다. 그런 점에서 필자는 서울의 환경 실태를 한번 짚어 보고 싶다.


▲ 서울의 녹지는 도시외곽에 집중되어 도심 녹지 공동화로 인해 많은 환경문제가 발생하고 있다

 

지금 서울 도심의 기온은 도시 외곽과 비교해 5℃ 가량 높다. 따라서 여름철 열대야 현상이 발생하는 일 수가 계속 증가하는 추세다. 평균 기온이 27℃ 이상이 되면 심·혈관계 질환자의 사망률이 현저히 높아지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그런 기온을 유지하는 기간도 점점 길어지고 있다. 이 모든 것이 도시가 아스팔트나 콘크리트 건물로 덮여 나타나는 현상이다.  


▲ 서울 도심의 기온은 도시 외곽지역과 비교해 평균 5°C 가량 높다. 그 차이는 거리로 치면 위도 5도에 해당할 만큼 큰 차이다.

 

우리는 일 최고기온이 오후 2시경 나타나는 것으로 알고 있다. 태양 빛이 수직으로 비춰지는 시간은 정오이지만 정오를 조금 지난 오후 두 시에 일 최고기온이 나타나는 것은 태양 빛이 지면에 도달하여 그곳을 덥힌 뒤 발생하는 적외선, 즉 열을 가진 광선 효과 때문이다.  

 

바위 표면온도를 재보면 일최고온도가 오후 4시경까지 유지된다. 바위가 열을 오래 간직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도심의 여름철 기온의 일변화와 최고기온이 바위 표면에서의 것과 같은 양상을 보이고 있다.

 

도시에 바위 표면과 같은 아스팔트와 콘크리트로 포장된 면적이 증가했다는 증거다. 이래서 열섬현상이 발생하고, 그것이 열대야로 이어지며, 그것은 기온역전층을 유발하며 도시에서 발생하는 오염물질의 확산까지 저해하고 있다. 그러나 도심에 숲이 증가하면 이런 현상이 크게 완화된다.


미국에서 수행된 연구결과를 보면, 사람의 건강이 숲의 면적과 밀접하게 관계되고, 수명 또한 숲이 차지하는 비율과 관계된다. 따라서 선진 사회는 우리 인간의 활동으로 발생하는 각종 환경스트레스를 자연이 발휘하는 생태계서비스 기능으로 해결하여 지금의 환경을 온전하게 우리의 미래세대에게 물려 주자는 지속 가능한 발전을 도시계획의 기본으로 삼고 이를 실천에 옮기고 있다.

 

이웃나라 중국의 상하이만 해도 우리나라의 그린벨트 제도를 벤치마킹하여 과거에 도시를 개발하는 계획처럼, 그러나 도시지역 대신 숲을 도입하는 숲의 띠 조성계획을 수립하여 이를 실천에 옮긴지 오래다. 도시 숲이 차지하는 면적이 17%일 때 그런 계획을 세웠는데, 35%가 그들이 설정한 목표고, 그것은 국제도시로서 갖추어야 하는 기본이라고 그들은 설명했다.


그러면 그들이 벤치마킹한 우리의 서울은 숲이 차지하는 면적이 얼마나 될까? 도시 외곽에 치우친 그린벨트를 모두 포함해도 20%를 조금 넘는 수준이다. 더 많은 숲을 필요로 하는 도심으로 들어와 그 비율을 구해보면 한심한 수준이다. 녹지면적만으로 볼 때 서울은 국제도시가 갖추어야 할 기본을 충족시키지 못하고 있다는 얘기다.


▲ 자연의 정화 능력 부족으로 우리는 미세먼지를 비롯해 각종 환경문제에 시달리고 있다.
우리나라의 미세먼지 농도가 거의 세계 최고수준으로 높은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 더구나 서울은 지리적으로 세계인구의 1/5 가량이 모여 살며 그들도 잘 살아 보겠다고 아우성치며 수많은 공장과 자동차 엔진을 돌려대며 뿜어내는 미세먼지까지 뒤집어 써야하는 운명이기에 가까이에서 그들을 흡수 또는 흡착해 줄 숲이 세계 어느 도시보다 필요한 도시가 아닌가.


용산가족공원의 위치는 이 모든 서울의 환경문제를 해결하기에 최적의 위치에 자리잡고 있다. 그 중 일부는 물고기, 곤충, 양서류, 파충류, 조류, 포유류까지 거의 모든 생물이 번식을 하는 공간이자 먹이를 섭취하던 배후습지에 해당한다.

 

또 일부는 지금은 서울에서 사라진 평지 또는 산자락에 해당한다. 모두가 생산성이 높아 이산화탄소를 비롯해 각종 오염물질 흡수에서 큰 역할을 할 수 있는 공간이다. 식물이 잘 자라면 폭염과 같은 극단 기후 완화 기능도 크게 발휘할 수 있다. 서울에서 많이 부족한 환경스트레스 흡수원으로 최적의 공간이라는 의미다.

 

▲ 토양의 특성이 모암이 다른 토양만큼 달라져 학자들은 새로운 지질 시대인 인류세가 도래했다고 평가하고 있다. 지질시대가 달라지면 그 시대를 지배하던 생물이 사라지게 되는데 인류세 이전의 홀로세를 지배한 생물은 바로 우리 인간이다.

 

또 중요한 역할도 있다. 생물다양성 보유기능이다. 우리 인간이 살아가는데 요구되는 모든 생태계서비스 기능을 이루어내는 생물다양성이 감소하는 주 요인은 서식처 소실이고 서식처 질의 저하다. 서울의 토지이용 실태를 보면,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자연상태로 남아있는 평지와 산자락을 찾아보기 어렵다.  

 

따라서 이런 장소를 서식처로 삼은 생물은 거의 사라진 상태다. 이에 필자는 오래 전부터 이곳의 생태적 질을 높여 생태공원으로 업그레이드하고, 그런 다음에는 생태 축을 통해 한편에서는 남산으로, 다른 한편에서는 한강으로 그곳을 연결하여 야생생물들의 활동을 활성화 시키며 그들이 발휘하는 생태계서비스 기능에 기대 서울의 환경질을 개선해보자는 계획을 제안한 바 있다.


우리 인간은 지금까지 오랜 세월에 걸쳐 우리를 포함하여 모든 생물의 생활이 아닌 생존에 필요한 자원을 제공하는 자연을 착취해 왔다. 이제는 그것을 돌려줄 줄도 알아야 하고, 돌려주지 않으면 안될 만큼 우리의 환경이 위기를 맞고 있다. 오랜만에 우리 품으로 돌아오는 용산가족공원 부지가 현재와 미래 세대까지 포함한 모든 서울시민의 건강한 삶을 담보하는 공간으로 자리잡기를 소원해본다. 성숙하고 지혜로운 선진 시민의식이 요구되는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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