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승원 "규제 정상화로 기업하기 좋은 환경 만들어야"

환경정책 동참을 위한 생태계 조성이 우선
김한결 기자
eco@ecomedia.co.kr | 2021-04-06 11:43: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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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승원 중소기업중앙회 상근부회장

 

코로나19가 장기화되면서 중소기업들은 그 어느 때보다 어려운 시기를 보내고 있다. 경기침체가 계속되던 와중에 코로나19까지 발생하면서 경기는 좀체 회복의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코로나 발(發) 환경 이슈가 겹치면서 기업의 부담은 가중되고 있다. 기업의 입장에서 규제로 여겨지는 환경 관련 제도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지 서승원 중소기업중앙회(이하 중앙회) 상근부회장을 만나 기업들의 솔직한 심정을 전해 들었다.

 

Q 코로나19로 중소기업들이 힘들다고 들었다. 현장 상황은 어떤가.
내수시장은 어렵다. 소상공인 특히 자영업자들이 그렇다. 반면 해외 쪽은 셧다운 되는 데도 내수시장보다 시간적인 여유가 있었고, 백신이나 집단면역 등의 영향으로 금년도 세계 경기 전망이 나쁘지 않다. 작년 4/4분기 해외 수출이 제일 많이 늘었다.

Q 수출 물류비가 늘었다던데.
최근에 많이 늘어서 걱정이다. 물류비는 단계적 수급에 의해 결정되는 거라 중앙회 차원에서 도움을 줄 수 있는 것도 많지가 않다. 정부에 대책을 요청하고 있다. 예전에는 감염병으로 비행기 운항이 중지됐을 때 중앙회 차원에서 비행기를 예약해 수출 기업들이 이용할 수 있도록 해준 적이 있다. 또 중소벤처기업부와 해수부의 협업으로 국적 해운사의 일정 부분 해상화물을 중소기업에 싸게 주도록 하기도 했다.

Q 중앙회 차원에서 지원하는 부분이 있나.
중소기업 대출 상환이 금년 3월까지였는데 금융위원회와 협조하여 9월까지 연장했다. 물론 6개월 연장해도 상환이 가능하지 않을 수 있다. 다만 방법을 찾고자 한다. 중소기업들이 다 같은 상황이 아니기 때문이다. 중소기업 지원사업의 경우는 중앙회에서 직접 하지 않고 환경부나 산업부, 중기부 등에서 지원하고 있다.

Q 최근 ‘포장재 사전검사 및 표시의무화’ 개정 법안에 대한 기업들의 반응은 어떤가.
기본적으로 포장재를 바꾸려면 제품의 디자인을 다 바꿔야 한다. 한 제품당 최소 백만 원 이상의 비용이 든다. 식품 기업처럼 제품이 만 개 이상이 되면 다 바꾸는데 너무 많은 비용이 요구된다. 해외로 수출되는 화장품의 경우도 각 나라에 맞는 유행이나 디자인 트렌드가 있는데, 포장지가 바뀌면 제품 자체의 구매율이 떨어지는 경우가 많다. 그렇기에 대부분의 기업들이 법안을 일괄적으로 적용하는 것을 받아들이기가 어려운 상황이다.
또한 포장재 사전검사가 의무화됐는데 이를 신청받고 승인해 주는 곳은 한 곳뿐이다. 법안이 실행되면 수많은 기업이 줄을 서서 신청할 텐데 승인까지 너무 오랜 기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당장 제품을 출고해야 하는 기업에서는 애타는 일이다. 이런 부분에서 기업들이 피해를 보지 않도록 꼼꼼한 준비가 필요하다.

Q 유럽의 경우도 환경이나 안전을 중요하게 생각하고 기업들이 동참하고 있지 않나.
유럽에 수출하는 기업들은 필수적으로 인증을 받는 프로세스가 있다. 사실 친환경은 전 세계적인 추세이고 기업들도 환경보호에 동의한다. 다만 이런 법안이 취지는 좋으나 기업 입장에서는 규제라고 받아들이게 되는 부분이 있다. 법안을 어길 시 1년 이하의 징역까지 받을 수 있다. 기업의 규모와 성격을 고려하지 않고 무작정 따를 수밖에 없으니 불만이 나온다.

Q 이전에도 환경 관련 이슈가 있었나.
화평법(화학물질의 등록 및 평가 등에 관한 법률) 시행 당시에도 화학물질을 사용하는 기업은 내부 바닥에 물이 없어야 한다는 규제가 있었다. 그런데 화학물질을 다루는 기업은 바닥에 물이 없을 수가 없다. 중앙회에서 바닥에 투명판을 까는 방식을 제안해서 받아들여 졌다. 정부와 기업, 그리고 중앙회 간 소통이 잘 된 사례라고 생각한다.

Q 그린뉴딜과 탄소중립 등 정부의 정책에 따른 각종 규제는 기업에 큰 부담이다. 이를 덜어줄 수 있는 대책은 없을까.
전 세계적으로 파리기후변화협정을 맺고, 국가별 기후위기에 대응하기 위해 국내 온실가스 감축 목표를 설정하는 등 체계적인 전략을 마련하기 위함은 중소기업계도 충분히 공감하고 있다. 그러나 제도를 도입하는 과정에서 각 기업 상황을 너무 모른 채 진행되는 부분이 많다. 제조업은 원료조달부터 판매까지 진행하는 동안 온갖 법에 안 걸리는 게 없다. 소방서, 세무서, 근로감독관 등 늘 찾아오고 감시를 받는다.
우리나라 기업의 99%, 종사자의 83%를 차지하는 중소기업계의 의견이 충분히 반영되어야 하며, 중소기업 영향평가가 이뤄져야 한다. 또한, 기업 규모에 따라, 탄소중립 시행시기를 차등 적용해야 한다. 최근 몇 년간 화평법·화관법 등 환경규제가 급속도로 강화되고 있다. 기업 규모가 대·중·소 및 소상공인으로 다양하게 나누어져 있음에도 불구하고, 기업의 현실을 고려하지 않고 대·중·소기업이 동일한 획일적인 기준을 적용하고 있다. 이는 자금, 인력이 부족한 영세 중소기업이 제도를 이행하는데 부담이 크고, 경영에도 큰 리스크로 작용한다.
최근 주 52시간 근무제도 마찬가지다. 제조업 원료가 균일하게 들어오는 게 아니다. 주물의 경우 돌을 달궈서 쓰는데 52시간 일하고 쉬면 다 식어버린다. 한 번 달구면 주 100시간이라도 일을 해야 한다. 그러니 3~4교대로 돌리면서 일하는데 내국인들은 힘들어서 안 하려고 하고 다 외국인 노동자를 고용한다. 주물, 금영, 도금 이런 게 뿌리기업이다. 이런 기업이 없으면 물건 하나도 못 만든다. 그런데 이런 기업의 상황을 고려하지 않고 제도들이 만들어지는 것 같다.
아울러, 중소기업은 환경법 대응을 위한 전담 인력의 부족으로 신규 법안에 따른 환경 변화를 인지하고 대응하는 데까지 많은 시간이 필요하다. 세부 시행 기준을 수립하고 이를 중소기업 전체에서 대응할 수 있도록 충분한 홍보 활동과 계도 기간을 확보해야 한다.

 

▲ 제공=중소기업중앙회


Q 올해 중앙회의 중점사업은 무엇인가.
중소기업은 업종이 다양하다. 우선 제조업은 전기료 문제가 있다. 대기업에 비해 상대적으로 비싸게 쓰고 있다. 적정 가격으로 낮추는 게 필요하다. 수출기업은 사전보증이 많이 필요하다. 유럽의 경우 안전이나 여러 문제가 있어서 컨설팅 등을 지원하고 있다. 유통업은 쿠팡이나 배달의민족 등 입점 수수료가 너무 비싸서 수수료 관리에 대한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지 고민이다. 신기술 스타트업의 경우는 기술 탈취 문제도 있다.
중소기업의 46%가 대기업 협력업체다. 그런데 대기업에서는 원가 인상분을 반영하지 않고 단가를 오히려 깎는 등의 납품단가 문제가 많았다. 최근 납품단가 조정을 중앙회가 대신해 줄 수 있도록 법안이 만들어졌다. 4월부터 실시된다. 분명 긍정적인 효과가 있을 것으로 예상하지만 한편으로는 조정을 신청한 업체에 거래가 끊기는 등 대기업의 보복이 있을까 봐 우려되는 점도 있다.
코로나19가 장기화되면서 제조업 인력문제도 심각하다. 제조업은 10명 중 8명이 외국인이다. 보통 분기 당 1만 명 정도가 제조업 노동자로 입국했다. 그런데 작년엔 1000명이 들어왔다. 체류 기간도 최장 5년이고 이후 나갔다가 다시 들어와야 하는데 나가기만 하고 들어오질 못하고 있다. 고용부에서는 내국인 채용과 자동화시설로 대체하라고 하는데 현실적으로 말이 안 된다. 중앙회는 기업하기 좋은 환경을 만들기 위해 규제를 정상화하고 기업의 사기를 높이는 일에 전념하려 한다.

Q 끝으로 당부하고 싶은 말은.
중소기업이라고 하면 이윤만을 추구하는 식의 탐욕적인 이미지가 있는 것 같다. 하지만 개별적으로 오너들을 만나서 얘기를 들어보면 사회적 가치, 환경의 중요성에 모두가 동의하는 것은 물론 중요하게 생각한다. 다만 기업활동 자체를 너무 제한하고 일을 못하게 되지는 않을까 걱정하는 것이다. 기업들이 적극적으로 친환경 정책에 동참할 수 있는 생태계를 만들어 주는 게 정부의 역할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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